- 기억 민호는 퇴근하는 사람들 사이 도서관 외벽에 기대 시나를 기다렸다. 자신의 제안에 아무말도 하지않고 바라만 보던 시나가 승낙한걸로 멋대로 생각했다. 항상 상대방을 배려하던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순간이었다. ‘내가 이렇게 적극적인 사람이었나?’ 민호는 스스로 부끄럽기도 했지만, 기대감에 설레였다. 시 나는 퇴근시간이 다가올수록 어찌할바를 몰랐다. 민호가 상기된 얼굴로 말했을 때 그저 멍하니 그를 바라만 봤다. 정우는 오히려 시나의 책상을 정리하며, 어서가라며 징징거리듯 말했다. 갑자기 정우의 바삐 움직이던 손이 멈췄다. 시나는 정우가 쳐다보는 눈길을 따라 시선을 돌렸다. 하루 종일 흐리던 하늘에서 우두둑 비가 내리고 있었다. 도서관 밖으로 이용자들도 걷는 걸음을 뛰며 비를 피하며 사라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