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22

항상 웃어줘! - 3

-상처 희재는 누워있는 예인을 바라보며 고개를 숙였다. 탈수 증세라고 한다.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않아서 그렇다고 했다. 문 옆에 서서 조는 두 사람의 관계가 궁금했다. 하지만 알고 싶지 않았다. 그저 저 작은 여자가 안쓰러웠다. 무엇보다 조는 갑자기 쓰러진 여자를 안고 소리치는 희재의 모습에 더 놀랐다. 단골 의사에게 전화해서 상황을 설명 후 빨리 와달라는 말을 하면서도 한 손으로는 빨리 병원가야 한다는 희재를 제지하느라 힘을 다 뺐다. 예인의 이마에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떼어내는 희재, 두 사람이 운명같은 것으로 묶여있다면 아무쪼록 좋은 인연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예인은 눈을 떴다. 그리고 지금 눈에 보이는 곳이 어딘지 빨리 생각했다. 흐려지는 정신속에 고함치는 희재의 모습과 무섭게 생..

그것

비가 오는 날엔 몸이 꿈틀거린다. 목뒤가 간지럽다. 팔 역시 간지럽다. 나도 모르게 팔을 벅벅 긁었다. 또 목 뒤를 긁고 등도 같이 간지럽다.긁었더니 순간은 시원하지만 따갑다. 그런데 한번 긁기 시작하자멈출수가 없었다. 점점 더 긁었다. 팔이 빨갛게 부어오르고 피가 맺혀온다.피를 보니 시원한 기분마저 든다. 목덜미도 피가 나오는거 같다.손가락 끝이 붉다. 그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갔다. 피맛이 난다. 손가락으로 목뒤와 그 연결된 등쪽을 살짝 쓸었다. 오돌토돌한 감촉을 느꼈다. 닭살이 확 올라오며 기분나쁘다. 차가운 물로 씻었다. 하지만 순간 멈출뿐 계속 긁을수 밖에 없다. ​ 답답하다. 어둑어둑한 방안엔 비릿한 피냄새가 난다.비가 거칠어진다. 바람소리도 커진다. 살짝 틀어진 창틀 사이로 바람소리가 세어나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