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나도 쓴다!/우린 운명이야 -연재중

우린 운명이야 - 5

장자의 꿈 2021. 2. 5.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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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밥

 

 시나는 한걸음 내딛었다. 그녀의 얼굴에서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아저씨. 안녕하셨어요? ”

 

 박준위는 급하게 다가와 시나의 손을 잡았다. 무섭게 생기기만 했던 그 까만 얼굴의 눈가가 붉어졌다. 민호도 박준위의 저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그는 마치 읽어버린 딸을 찾은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반면 시나는 담담한 모습으로 그와 마주하고 있었다. 정우는 한발 앞서 다가가 시나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최선생님. 오늘은 이 정도로 정리하면 될 것 같아요. 이만 퇴근하죠. 난 알아서 가면 되니깐 볼일 보세요.”

 

 정우는 눈을 찡긋거리며 웃었다. 시나는 정우에게 고개를 숙였다. 박준위는 그녀의 손을 당겨 그의 팔로 감쌌다.

 

민호야, 너도 같이 저녁하자. 집사람이 너 요즘 집에 안온다고 투덜대던데. 시나야, 아줌마가 너를 기다린다. 너가 온다는 소식 듣고 울더라. 맛있는 음식 해놓고 기다린다고 전해달래. 가자.”

 

 시나는 밝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박준위가 이끄는대로 그를 따라 나섰다. 민호도 도서관 뒷정리를 부탁하고 그들의 뒤를 따라갔다.

 

 늦은 밤, 민호는 부대 내의 독신자 숙소에 들어섰다. 박준위님 집에서 저녁을 모두 함께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사모님은 시나가 들어서자마자 우셨다. 그리고 또 반가워하셨다.

 뒤따라 들어오는 민호도 안아주었다. 파주 큰 손으로 유명한 사모님은 소문대로 음식도 상당히 많이 준비했다. 민호와 시나는 사모님을 도와 음식을 함께 날랐다. 시나는 별로 말이 없었지만 부드러운 표정이었다. 저녁을 먹는 내내 사모님은 시나를 바라보며 눈물을 훔쳤다. 많이 먹지 못하는 그녀에게 사모님은 계속 음식을 권했다. 시나는 거절하지 않고 웃으며 먹었다.

 

 그런 그녀가 민호는 내심 걱정이 되었다. 자고 가라는 사모님의 부탁을 정중히 사양하는 시나는 다음에 또 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겨우 나올수 있었다. 민호도 그녀와 함께 나왔다. 자신의 차로 걸음을 옮기는 시나에게 민호는 말했다.

 

, 잠깐만 기다려줄수 있으십니까?”

 

 시나는 재빨리 작은 동네 가게로 달려가는 뒷모습을 무심히 쳐다봤다.

새까만 하늘을 올려봤다. 밤하늘을 제대로 본적도 아주 오래다. 어릴 때 사람을 좋아하는 아빠는 항상 주말이면 집으로 사람들을 초대했다. 엄마는 피곤하다고 투덜거리면서도 훌륭히 음식을 차려 함께 즐겼다.

 

 마치 오늘처럼. 박준위 아저씨는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고 가장 가슴 아파 하며 함께 아픔을 나누던 분이다. 이곳 파주에서 만나게 될줄은 몰랐다. 시나는 오랜만의 집밥 먹는 기분이었다. 사양 않고 먹는 바람에 평소 먹는 양보다 많아 속이 더부룩했다.

 

 민호의 발소리가 들렸다. 어두운 거리에서 그가 내민 것은 소화를 돕는 음료였다. 시나는 살짝 놀랐다. 그리고 눈을 들어 민호를 올려봤다. 민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의 손에 쥐어주었다.

 

아까 많이 드시던 것 같아 사왔습니다.”

 

 시나는 손에 있는 음료를 내려보며 감정없는 톤으로 말했다.

고맙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이럴 필요없어요. 제가 알아서 조절해서 먹어요. 그럼 시간이 늦었습니다. 먼저 출발할께요. 안녕히 가세요.”

 

 싸늘하게 말하며 자신의 차문을 열고 출발하는 신이를 물끄러미 민호는 쳐다봤다. 순간 자신이 차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면 좀더 같이 있을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했다.

 민호는 급히 차로 돌아갔다. 그리고 시나가 출발한 방향으로 급히 차를 몰았다. 시간이 너무 늦었고, 파주로 이사온지 얼마 안된 시나가 운전하는 것이 걱정이 되었다. 그저 그녀가 집으로 안전히 돌아간 것을 확인만 하고 싶었다.

 시나는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고, 아파트 창문에 살짝 새어나오는 불빛을 확인한 민호는 다시 왔던 길로 돌아갔다. 독신자 숙소에서 군복을 벗으며 샤워를 하기 위해 물을 틀었다. 계속 떠오르는 시나를 생각하며 민호는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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