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나도 쓴다!/항상 웃어줘!

항상 웃어줘! - 8

장자의 꿈 2021. 1. 18.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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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예인은 자꾸 같은 학과 학생들이 음악 동아리에 들어오라는 제안에 곤혹스러웠다. 아무래도 그 때 그 음악 강당 연주 사건을 아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동양 남자 교수와도 얽히고 말았다. 그 때 나무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데 그 교수가 말을 걸어왔다. 그 일로 예인은 그녀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갑자기 많은 사람들과 엮였다.

 

 학교에 가기 위해 문을 연 순간 화창한 날씨는 순간 어두워졌고 빗방울이 툭툭 거리며 떨어졌다. 예인은 우산없이 그냥 뛰었다. 사람들 틈 사이로 달렸다. 아직까지 빗방울은 맞을만하다고 느꼈다. 아침의 기분 좋은 조깅이 아니라 마치 장애물 피해 달리는 것 같았다.

 

그런데 도로 옆 갈색 차가 자꾸 경적을 울리며 따라왔다. 예인은 옆을 보지 않고 그냥 무작정 뛰었다. 목표를 정해 블록 블록을 뛰었다. 그녀의 단발머리는 이미 샤워한 후 젖은 머리처럼 물이 떨어졌다. 아무 건물에나 들어가자고 뛰어 들어간 곳은 교수 연구실 건물이었다.

 

 예인은 비가 그치길 하늘을 쳐다보며 머리에서 떨어지는 물을 짜며 서 있었다. 아까부터 천천히 같이 오던 갈색 차는 바로 옆 주차장에 섰다. 예인은 쳐다보지 않으려 애썼다. 오닐이었다. 오닐은 장난기 있는 눈웃음을 지으며 손에 들린 손수건을 건넸다. 예인은 감사의 말과 함께 받은 손수건으로 머리를 꾹꾹 눌렀다.

왜 이사람은 자신의 연구실에 들어가지 않고 내 옆에 서있는지 궁금했다. 예인은 오닐을 바라봤다. 오닐은 예인을 쳐다보지 않은 채 손을 뻗어 떨어지는 비를 손으로 적시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소리내어 웃었다. 예인은 오랜만에 듣는 웃음 소리에 그녀도 모르게 따라 웃었다. 오닐은 그녀를 자신의 연구실로 초대했다. 이미 젖을대로 젖은 예인은 거절할수 없어 따라 들어갔다. 연구실의 벽엔 그가 걸어온 길을 알려주는 것 같은 기념 사진이 빼곡이 붙어있었다.

 

“난 한국에서 태어났어요. 여기 미국으로 입양되어 지금의 내가 있는거죠. 예나는 어디에서 왔어요?”

 

 한국이란 소리에 예인은 매우 사무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도 한국에서 태어났어요. 그리고 거기서 주욱 컸어요. 그래서 지금의 내가 있는거죠. ”

 

 오닐은 당혹스런 얼굴로 다시 예인을 꼼꼼히 쳐다봤다. 수건으로 머리를 누르고 있는 예인에게 그냥 한국이라는 공통점이 생기는 것 같아 반가웠다. 예인은 시계를 쳐다보며 책을 집어 들었다.

 

“교수님, 전 수업이 있어요. 가봐야 해요. 손수건은 세탁해서 드릴게요. 감사해요. ”

 

 오닐은 빗속으로 뛰어 들어가는 예인을 바라보며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그냥 기분 좋은 여자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항상 동양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라고 외치는 양어머니의 생각에 더욱 미소가 짙어졌다.

 

오닐은 습관처럼 혼잣말을 했다.

“어머니, 동양 여인에 항상 그리워하던 한국에서 주욱 자란 예나라고 하는 여자를 알게 되었어요. 그녀는 비오는 날 달리기를 아주 잘해요.”

 

그녀가 가고 난후 라벤더 향이 살짝 남았다. 오닐은 오늘 하루가 아주 상쾌한 하루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아주 오랜만에 가슴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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