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나도 쓴다!/항상 웃어줘!

항상 웃어줘! -12

장자의 꿈 2021. 1. 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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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정의 폭발

 

 

오닐은 잠을 잘수가 없었다. 그녀의 웃는 얼굴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날 두 사람의 춤추는 모습이 자꾸 떠올랐다. 생각 날 때 마다 화가 났다. 누웠다가 자꾸 일어나 물을 마시는 오닐이었다.

내일부터는 연주회 투어가 시작된다. 한 번도 이런적이 없었는데 스스로에게 자꾸 화가 치밀어 소파에 기대 앉아 눈을 감고 앉았다. 그 여자는 나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세뇌시켰다.

 

자신의 조급한 모습에 헛웃음이 나왔다. 예나(예인)가 눈을 맞추고 목을 끌어안으며 포옹하던 그 남자가 누군지 궁금했다. 그때 그 남자는 파티장의 그 많은 사람들 중에 향했던 단 한사람, 예나뿐이었다.

옆의 매력적인 여자들이 그를 흘깃거리며 쳐다볼 때도 그는 예인의 음식을 챙기며 계속 옆을 지켰다. 오닐은 그녀 옆에 있어야 하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릴때부터 원하는 것이 생기면 꼭 가져야 했다. 그런 그가 이제 원하는 여자가 생겼다. 그런데 그녀는 자신에게 냉랭하기만 했고, 그저 학교에서 강의 하는 교수로, 연주회 투어 참여하는 스텝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아 화가 난것이다. 오닐은 밝아오는 창문에 기대서서 그녀를 내 것으로 만들고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물 잔을 움켜쥐었다.

 

 

두 사람이 떠난 뒤 예인은 허전함을 견딜수 없어 샤워를 하고 정신없이 짐을 챙겼다. 이제 연주회 투어를 떠나야 했다. 짐을 챙기다 그가 베개위에 올려놓고 간 반짝거리는 무언가가 눈에 띄었다. 희재의 목걸이다. 두 개의 반지가 그대로다. 항상 궁금해 하던 목걸이였다. 예인은 목걸이를 자신의 목에 걸었다. 그리고 두 개의 반지가 서로 부딪쳐 딸랑거리는 소리가 나자 손으로 움켜쥐며 살짝 미소지었다.

꼭 희재가 옆에 있는것 같았다. 예인은 화장대로 다가갔다. 서랍속의 하얀 케이스를 꺼냈다. 예인은 순간 긴장했지만 심호흡을 하고 열었다. 속에는 예인과 재건의 커플링이 있었다. 예인은 재건의 반지에 입을 맞췄다. 그리고 다시 케이스를 닫고 깊은 곳으로 밀어넣었다. 침대에 걸터앉은 예인은 재건에게 미안함을 느끼며 중얼거렸다.

 

나 밉지. 미안해. 하지만 이젠 내가 없으면 죽을 것 같은 사람이 생겼어. 그도 나도 서로 위로가 돼. 재건씨, 나의 남은 생은 그에게 다가가도 될까. 그래도 돼?”

 

비행기 안은 시원한 바람으로 쾌적했다. 예인은 메리언 옆에 앉아 그녀가 건네주는 서류를 넘기며 귀에 이어폰을 꽂고 있었다. 옆의 메리언은 건너편 오닐의 시선이 느껴졌다. 웃음이 터져 나오는것을 참으며 짐짓 모른척 눈을 감았다.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오닐이 저렇게 감정을 드러내는것도 오랜만이다. 하지만 예나에게는 그 남자가 있지 않은가. 조도 두 사람이 서로 끌리고 있다는것을 넌지시 말했다. 그저 가여운 여자라고 말하고 그 옆의 잘생긴 청년을 안타까운 사람이라고 했다. 메리언 눈에는 귀엽게 보이던 커플이었다.

그런데 오닐은 어떻하지. 저 녀석도 예나에게 관심이 있는데 어떡한담. 메리언은 무사히 연주회나 끝나길 바랬다.

 

리허설을 마무리 짓고 있을때 처음부터 이것저것 생떼를 부린 남자가 있었다. 오닐은 자신의 바이올린을 소중히 안으며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매우 빠른 피아노곡을 들려주며 자신이 꼭 이 연주회 객원으로 참여하고 싶다는 말을 지껄이고 있었다.

 

이번 투어의 투자자 중 한명의 아들로, 사업체의 임원이라 누구도 그의 말을 무시할수 없는 상황이었다. 메리언은 화가 치밀어 손짓을 커다랗게 하며 자리에게 일어섰다. 그 때 예인은 그의 피아노곡을 눈을 감고 듣다가 바로 맞은 편 피아노에 앉아 뚜껑을 열었다.

 

잘난척 하던 그 남자는 입가의 주름을 잡으며 비웃었다. 예인은 감은 눈을 뜨고 그가 빠른템포로 쳤던 곡을 그대로 쳤다. 더욱이 더 빠른 템포로 편곡해가며 끝내며 그를 쳐다봤다.

그러자 당황스런 표정의 그는 갑자기 일어난 상황에, 지켜보겠다고 큰소리를 내며 재빨리 자리를 피했다.

모든 스텝들은 서로를 치며 웃었다. 예인도 살짝 미소지었다. 그때 웃지 않고 자신을 째려보는 오닐을 발견했다. 순간 웃음이 사라지며 왜 그런지 어리둥절했다.

차갑게 자신을 대하는 오닐을 예인은 적응하기 힘들었다. 연주회 문제로 말할 일이 아니면 그는 그녀에게 다가오지 않았다. 예인은 연주회로 날카로워졌구나 싶었다. 그래서 예인도 그에겐 다가가지도 않고 말도 하지 않았다.

 

연주회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메리언은 그동안 조마조마하던 상황이 끝난것 같아 홀가분했다. 그리고 그녀의 성격대로 파티를 열며 스텝들 뿐만 아니라 연주회에 참여한 모든사람들과 기쁨을 함께했다. 예인도 기분 좋았다. 처음 참여한 연주회 스텝일도 즐거웠다. 좋아하는 음악을 마음껏 들으며 그들의 세세한 일을 돕는것도 즐거웠다.

 

하지만 예인은 너무 피곤해 쉬고 싶었다. 투어가 계속 나라를 옮겨다니며 진행되고 있어 희재와도 연락 못한지 오래됐다. 희재가 생각날때마다 목걸이를 만지며 위로 받았다.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더욱 신나게 일한것 같았다. 예인은 이제 곧 자신의 아파트로 돌아갈것이며 다시 뉴욕의 일상이 시작되리라 생각하며 파티장에서 천천히 빠져나왔다.

 

호텔로 올라가며 그녀는 자신의 방 앞에 사람이 서있음을 알았다. 예인은 다른 사람의 방으로 착각한건 아닌지 걸음을 늦추며 다가갔다. 뒷모습이 익숙하다. 오닐이다. 오닐은 이마를 그녀의 방에 댄 채 서있었다. 아까 파티장에서도 오닐은 술 한모금 하지 않고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서있었다. 오닐 뒤에 서있는 예인은 난감했다. 왜 남의 방문에 저런 모습으로 서있는지도 의문스러웠다. 들어가 빨리 쉬고 싶은 예인은 뒤에서 기침을 하며 사람이 있음을 알렸다. 오닐은 눈을 뜨고 뒤로 돌았다. 말을 붙이려던 예인은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오닐은 매우 차가운 눈으로 예인을 내려봤다. 예인은 그저 손짓으로 뒤가 자기 방이라고 말을 하려 하자 오닐은 옆으로 비켜섰다. 예인은 안도감에 살짝 웃으며 문을 카드로 찍으며 열었다. 순간 문은 닫히지 않고 오닐이 밀고 들어왔다. 오닐은 성큼성큼 들어오며 예인만을 쳐다보며 가까이 왔다.

 

예인은 뒤로 물러서며 닫혀지는 문을 보며 뛰쳐나가야 함을 알았다. 하지만 움직일수가 없었다. 오닐은 예인의 팔을 움켜쥐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점점 힘을 주며 조여오는 힘에 예인은 아프다며 말했다. 순간 오닐은 정신 차리며 손을 놓았다. 예인은 자신의 팔을 만지며 오닐을 쳐다봤다. 그리고 오닐을 책망하는 눈빛으로 노려보며 나가기 위해 몸을 뺐다. 자신의 옆을 스치며 나가려는 예인을 오닐은 눈을 감고 다시 잡고 그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예인은 강하게 저항했다.

오닐은 자신의 품에 들어온 그녀가 날아가기라도 할까 계속 안고 있었다. 더욱 힘을 주며 부서져라 그녀를 품에 안았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로 자신의 얼굴을 갖다대며 그녀의 입술을 강하게 찾았다. 예인은 너무 두려웠다. 그의 팔 속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얼굴을 박고 입술을 피했다. 하지만 오닐은 힘이 강했고 예인은 너무 약했다. 강하게 입술을 부딪쳐 오는 오닐을 저항하던 예인은 입술을 열지 않았다. 오닐의 입에선 짭조름한 피 맛이 났다. 순간 오닐은 자신의 이성을 찾으며 몸을 떼어 품안의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녀의 입술이 터져 피가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예인은 어깨를 갸날프게 움직이며 흐느끼고 있었다.

 

오닐은 침대에 주저 앉았다. 그리고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는 예인을 가볍게 안아, 침대에 앉혔다. 오닐은 화장실로 달려가 수건에 물을 묻혀 그녀의 입술에 갖다 대며 연신 미안하다며 무릎을 꿇었다. 놀란 예인은 계속 흐느꼈다. 그의 손길을 피하며 수건으로 입술을 닦았다.

 

뉴욕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 메리언은 입술이 터진 예인이 걱정스러웠다. 눈가는 부어있었다. 단지 피곤해서 그렇다고 하는 그녀가 안쓰럽기만 했다. 한층 살이 빠진 모습이다. 반면 오닐은 예인을 훔쳐보며 안절부절 못하다. 두 사람 사이에 자신이 모르는 일이 있는것 같았다. 하지만 그들 보다 아주 오래 산 메리언은 모든 것은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믿음아래 모른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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