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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우기 - 13
2020. 10. 30. 금요일
오늘 나의 둘째 신이가 고양이별로 돌아갔다. 다행인걸까. 아이가 나의 품에서 마지막 숨을 크게 두번 몰아쉬면서 떠났다. 생명엔 시작과 끝이 있음을 안다. 나 역시 언젠가는 돌아가겠지만, 8년이라는 짧은 삶은 아쉽고 안타깝고 그립다.
계속 슬픔을 안고 있을수는 없다. 같은 상실감을 느낄 나의 첫째가 옆에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나보다 더할 슬픔을 가질 아이다. 둘이 그리 친근하진 않았어도 함께한 시간이 있을텐데. 율이와 나는 함께 이 시간을 보내고 이길것이다.
신경을 주지 못한 며칠 상추아이들은 제법 많이 컸다. 그저 고맙다. 그래도 흙에 뿌리를 지탱하는 저 줄기는 왜저리 갸날픈지 힘들어보인다.
솎아준 두부통의 아이들도 길죽해 보인다. 그래도 내 눈에는 아기들이고 약해보인다.
우리 막내냥이 신이도 참 약했는데, 그래도 야무지고 주관확실한 아이였는데 말이다. 주저앉아 저 새싹아이들에게 중얼중얼 이야기하는 내가 참 웃긴다. 그래도 오늘은 내가 하고싶은 데로 하기로 한다. 나름 오늘 나도 태어난 내 생일이니 , 그래도 된다.
'신아, 잘가,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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