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한 사람 업무를 끝낸 민호는 바로 독신자숙소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시나가 근무하는 도서관으로 향했다. 병영도서관은 계획대로 움직여갔다. 민호가 일이 끝나 도서관으로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이유는 시나를 보기 위함이 컸다. 이젠 도서관 사서들이나 로비의 입구 관리하는 분들은 민호와 아는척을 할 사이가 되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좀 늦으셨네” 반갑게 인사하는 그들에게 큰 키의 민호는 훤칠한 군인아저씨로 통했다. 친절한 미소와 부드러운 음성으로 이미 다른 사서들은 민호가 올 시간만 되면 거울을 보며 신경을 썼다. 장난스런 정우는 그런 동료들을 놀려대기 일쑤였다. 동시에 시나를 바라봤지만, 무표정한 시나의 눈길은 책 목록 작업에 여념없었다. 정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중얼거렸다. ‘저 바보. 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