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고파요. 연주가 끝나고 여전히 밴드는 조용히 정리하고 자리를 떴다. 희재는 그들 틈으로 예인을 찾았다. 하지만 이미 예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희재는 손이 떨려왔다. 얼마 만에 보는 건데, 할 말도 많고 잘 지냈는지, 궁금한 것도 많은데. 그녀가 보이지 않는다. 밴드는 조용히 나간 모양이었다. 조도 두리번거리며 예인을 찾았다. 바에 힘없이 주저앉은 희재의 모습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녀가 아닌가보다. 손님들은 여전히 오고 가고 한다. 새벽 4시가 가까워오며 손님들도 점점 각자의 집으로 가고 있을 때 희재는 자신만 갈 데가 없는 손님인 마냥 바에 앉아 술 한잔 기울이고 있었다. 사실 희재는 술을 잘 하지 못했다. 바텐더는 그런 희재의 모습에 얼어있었다. 차가운 사장님이 조용히 아무말없이 잔을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