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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운명이야 - 4

- 병영 도서관 정우는 도통 말이 없는 시나를 쳐다봤다. 그녀는 조용히 운전대를 잡고 있었다. 어제 만난 키가 큰 하사가 생각났다. 시나를 한참이나 쳐다보는 그의 눈빛이 매우 인상깊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도착지에 왔다는 네비게이션의 기계음이 정우를 정신차리게 했다. 차를 가지고 들어 갈수 없다는 말에 시나와 정우는 노트북과 개인물건을 챙겨 차에서 내렸다. 정우는 부대입구를 지키는 병사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시나는 가방을 들고 정우 옆에 조용히 서있었다. 부대를 오가는 사람들은 시나를 한번씩 쳐다보고 지나갔다. 묘한 분위기의 시나는 머리카락을 살짝 비틀어 목 아래쪽으로 묶었다. 귀 양옆으로 머리카락이 살짝 흘러내렸지만 일부러 그렇게 한 거 마냥 자연스러웠다. 하얀 시나의 얼굴은 여전히 아무 ..

우린 운명이야 - 3

- 다시 현실. 시나는 용인에 있는 아파트를 팔았다. 사실 그대로 두려고 했었다. 하지만 그녀가 감당하고 관리하기엔 너무 버거웠다. 돌아가신 부모님도 이해해 주실것이라고 믿었다. 그녀가 가져온 것은 가족사진뿐이었다. 워낙 검소하게 살던 분들이라 물건이 간소했다. 또 그녀가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도 팔았다. 시나는 아무런 미련이 남지 않았다. 부모님은 그녀에게 많은 것을 남겨주셨다. 여자 혼자서 평생 살아가는데 문제 없을 정도의 돈을 남겨주셨다. 시나는 그런 서류를 정리하며 그분들의 치열한 삶을 생각하며 울음을 참아가며 정리했다. 현재 다니고 있었던 회사도 나왔다. 막상 모든 것을 정리하며 시나는 앞으로 자신이 어디서 살아갈지 정한 것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때 핸드폰 벨이 울렸다. 그녀가 가장 믿는..

우린 운명이야 - 2

- 성민호 하사. 국립묘지 근무지에서 파주로 전출명령이 떨어졌다. 사실 민호는 그곳으로 지원했다. 그에게 아버지와도 같은 박준위님이 파주에서 근무하기 때문이었다. 건강이 안좋아졌다는 소식을 듣고 가까이서 모시고 싶었다. 할머니와 단둘이 살던 민호는 그분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바른 청년으로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비뚤어질수도 있었지만 민호는 두 사람의 마음에 함부로 살수 없었다. 지금은 그분의 작아진 어깨를 바라보며 민호는 숨을 크게 쉬었다. 이젠 자신이 도움이 될수 있을것이란 자신감마저 생겼다.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며 민호는 창밖에서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문득 몇 달 전 그녀가 생각났다.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녀가 그렇게 가버리고 민호는 당직근무를 하며 마음이 뒤숭숭했다. 오랜만에 안부전..

우린 운명이야 - 1

- 시나 여름이다. 하늘은 잔뜩 흐리고 장마기간이라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다. 시나는 내리는 비를 그대로 맞으며 국립묘지의 묘앞에 서있었다. 점점 세어지는 비를 느낄수 없었다. 젖어버린 자신이 어떻게 비칠지 생각조차 할수 없었다. 그냥 그 어느것도 믿을수도 믿겨지지 않았다. 어제까지 통화하며 귀찮은 듯 전화통화를 끊었었다. 시나는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지 않고 오열하며 앉았다. 국립묘지를 관리하는 병사들은 난감했다. 점점 비는 많이 오는데 그대로 맞은채 슬퍼하는 그녀를 어떻게 해야할지. 그때 그들의 선임이 우산을 접으며 관리실로 들어왔다. “왜 그래? 왜 그렇게 서있어? 무슨일 있나? ” “방문객인데 비가 많이 오는데 몇시간째 저렇게 있습니다. 가서 도와드려야 할지 난감합니다.” 그는 그들이 가리키는 곳으..

항상 웃어줘! - 17

- 일상 2 배가 점점 불러와 예인은 몸을 가누기가 힘들었다. 리오는 여전히 장사가 잘됐고 체인 사업도 활성화 되어 바쁜 생활의 연속이었다. 예인은 글을 쓰며 지냈다. 얼마 전 다녀간 오닐은 연주회를 일부러 한국을 포함하여 찾아왔다. 그리고 있는 내내 재건과 함께 했다. 재건은 오닐을 잘 따랐다. 가끔 오닐이 예인에게 친밀한 행동을 취할 때 빼고는 착하게 굴었다. 희재가 아빠 이외의 남자는 엄마 옆에 오게 하면 안된다고 교육을 아주 잘 시킨 관계로 아이는 예인의 보디가드라도 되는 것 마냥 행동했다. 오닐은 섭섭해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한없이 귀여웠다. 예인은 오닐이 빨리 그의 사랑을 만나야 할텐데 조금은 걱정이 되었다. 한국엔 그의 팬이 상당히 많았다. 인기가 많다는 것을 서슴없이 말하는 그를 볼때 예인은..

항상 웃어줘! - 16

- 새로운 만남 침대 안에서 예인은 대화중에 먼저 잠드는 경우가 많아졌다. 키스로 항상 그녀를 깨웠지만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 희재는 서운했다. 이제는 자신이 매력이 없는지 그녀는 그의 품속을 파고들기만 할뿐 바로 잠이 들어버렸다. 책을 보다가도 예인은 고개를 떨어뜨리며 졸기까지 했다. 그녀가 의자에서 떨어질까 걱정이 될 뿐이다. 평소에도 잘 먹던 예인은 더욱 식성이 좋아졌다. 오래 전 연주회 투어 중 가깝게 지낸 몇 명이 예인과 희재를 초대했다. 물론 메리언도 참석할 뿐만 아니라 오닐까지 참석한다고 했다. 기쁜 마음에 옷을 고르던 예인은 기분이 안좋아졌다. 그녀가 좋아하는 옷이 너무 꽉끼는 것이었다. 다른 옷도 마찬가지다. 희재는 보기 좋아졌다고 다른 옷으로 입으라고 옆에서 말했다. 예..

항상 웃어줘! - 15

- 통증 예인은 뉴욕의 생활에 망설였다. 단순히 위로를 받기 위해 왔던 한국은 그녀를 주저앉게 만들었다. 이제 학점 관리만 잘하면 졸업이다. 공부는 즐거웠다. 물론 음악도 사랑했지만 문학의 깊은 의미는 그녀를 빠지게 하기에 충분했다. 공부하면 할수록 결과가 정확하게 보여주는 학업이 즐거웠다. 그리고 오닐과도 정리도 필요했다. 자신의 어떤점을 좋아해주는건지 잘은 모르지만 생각에 잠긴 지금은 아무렇지 않았다. 연주회 투어의 스텝일도 즐거웠다. 하지만 이제는 자신이 정확하게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았다. 그리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명확해졌다. 망설일 것이 없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우선 제일 하기 싫은 일이지만, 희재와 떨어져 지내야 했다. 뉴욕의 학업을 마무리하고 싶었다. 아마 희재도 이해할 것이다..

걸프렌드(The Girl Friend) 미셸 프란시스 지음,이진 옮김,크로스로드

걸프렌드, 미셸 프란시스 지음, 이진 옮김,크로스로드 너무나도 완벽한 한 남자와 그를 사랑한 두여자의 지독한 집착, 또는 지독한 사랑이야기다. 흔히 꿈꾸는 로맨스와는 다른 이야기다. 완벽한 의대생이자, 자신의 일에 열정적이고 누구보다 어머니를 사랑하는 대니얼. 그런 완벽한 유전인자인 아들을 자랑스러워 하며, 남편에게 받지 못한 위로를 찾는 로라. 자신의 불우한 환경을 경멸하며 좀더 높게, 높은 위로만 향하던 매력적인 체리. 세사람의 얽히고 설킨 스토리로 구성된다. 로라는 사랑했지만, 이제는 이기적인 그녀의 남편 하워드를 증오한다. 이미 하워드는 외도를 반복하며 마음이 떠난지 오래다. 그와 이혼하려 했지만, 어릴적 자신의 부모가 이혼해서 상처받은 기억을 사랑하는 아들에게 되물림하는것을 하고싶지 않아 포기하..

리뷰/책 2021.01.25

항상 웃어줘! - 14

- 사랑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조가 들어온것 같은데 지금은 아무소리도 나지 않는다. 희재는 자신의 팔에 얼굴을 묻고 잠자고 있는 예인을 사랑스럽게 바라봤다. 이불이 흘러내려 그녀의 작은 어깨가 드러났다. 희재는 그런 예인의 어깨에 살짝 입을 맞췄다. 이 모든 것이 꿈인것 같아 설레면서도 두려웠다. 엎드려 자는 예인을 살짝 돌려 자신의 품으로 다시 안았다. 거칠게 행동하는 그를 예인은 가만히 안아주었다. 계단에서 그녀를 안고 성큼성큼 발을 옮겨, 방으로 내려놓으며 희재는 거칠게 긴 키스를 했다. 그리고 희재는 자신의 웃옷을 벗었다. 벗은 희재의 가슴을 예인은 조용히 손으로 쓸며 입을 맞췄다. 도저히 희재는 참을수 없어 그녀를 들어올려 침대에 눕히며 그녀의 가슴으로 입을 옮겼다. 예인은 작은 소리를 내며..

항상 웃어줘! - 13

-숨길수 없는 감정 희재는 한국에 잠깐 들어온다는 예인의 전화를 받고 공항으로 나가겠다고 했는데 예인은 한사코 나오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그녀의 목소리엔 힘이 하나 없었다. 연주회는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했는데 그녀가 피로가 쌓인듯 하다. 희재는 그녀의 방에 들어가 침대를 정리하며 그녀가 누울 베개에 손을 쓸었다. 그동안 서로 아무런 연락없이 지냈다. 예전의 자신이라면 걱정으로 잠도 못자고, 불안할텐데 믿음이 있어 그저 그녀가 그리울뿐이었다. 일부러 그녀의 아파트에 자신의 목걸이를 두고 왔다. 그녀가 과연 어떻게 했을까 궁금하다. 빨리 그녀가 보고만 싶었다. 조는 어젯밤 그의 친구들과 여행을 간다고 했다. 아무래도 예인과 자신을 배려해 준거라고 생각했다. 희재는 가슴이 떨렸다. 그녀가 좋아하는 과일을 씻..